진리의 영
요한복음 14:15-24 / 2006년 2월 26일
여러분!
설교가 제목부터 벌써 어렵게 느껴지지요? 제목이 어려우니까 내용도 잘 알아듣기 어려운 것이 분명하겠지요? 그렇지만 이것은 제 책임이 아니고 요한복음 저자 자신의 책임입니다. 그 양반이 책을 워낙 어렵게 써 놓았거든요. 제가 이렇게 말하면 요한복음 기자 그 양반은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그게 왜 내 책임이냐? 예수님이 워낙 어렵게 말씀하셨기 때문이지.”
이현주 목사님이 지은 이야기 가운데 ‘요한처럼 살지 않을 바에야“라는 제목의 토막 이야기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아주 저명한 성서학자, 그중에서도 요한복음 연구에 일생을 바친 학자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 하나님 앞에 갔다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학자가 쓴 요한복음 주석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학자가 쓴 ‘요한복음 주석’을 보시더니 사도 요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쓴 책보다 훨씬 두껍고 더 어렵구나.’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그 학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안타깝구나. 요한 사상을 연구하면서 요한처럼 살지 않을 바에야 너의 그 모든 수고가 다 무엇이란 말이냐?’
어쨌든 오늘 제목으로 삼은 ‘진리의 영’이라는 단어를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 바꾼다면 그것이 바로 ‘성령’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설교는 성령에 대한 것입니다.
자, 이제 제자들의 곁을 떠나갈 때가 된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이제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으로써 너희가 내 제자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요한복음 13:34-35)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계명을 지키는가 아니 지키는가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주신 새 계명을 지키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기에 예수께서는 오늘의 본문 안에서 세 번씩이나 계명을 지킬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14:15)
“내 계명을 받아서 지키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 사람을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드러낼 것이다.” (14:21)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둔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면 내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사랑하실 것이요, 내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 사람과 함께 살 것이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한다. 너희가 듣고 있는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 (14:23-24)
여러분!
이렇게 예수께서 세 번씩이나 강조하신 이 이야기의 요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계명을 지키는 것이 사랑의 행위라는 것입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이 단순한 의무나 강제가 아니라 예수님과 맺는 그 관계 안에서 계명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사랑의 응답이 그분의 뜻을 받드는 것, 곧 계명을 지키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의무나 강제이기 때문에 계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에 대한 감사와 응답으로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계명을 지킨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는, 그것으로 인해서 아버지와 맺어지는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계명을 지키면 아버지께서 성령 곧 보혜사를 보내셔서 예수님의 새 계명을 지키도록 아버지께서 도와주신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고,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하는 표로 계명을 지키면, 즉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말입니다.
세 번째는,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계신다는 것입니다. ‘나는 너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18절) 라고 말씀하신 주님께서는 ‘나도 내 계명을 지키는 사람을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드러낼 것이라’(21절) 고 말씀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23절에서는 이렇게까지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면 내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사랑하실 것이요, 내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 사람과 함께 살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주신 세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주님께서 주시마 약속하신 것, 그것이 바로 성령입니다.
여러분!
오늘날 성령받았다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교회 좀 다녔다는 사람들은, 웬만한 직분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성령 받았다고, 은혜 받았다고 큰소리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나, 그렇게 쉽게 성령 받았다고 말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성령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눈물 흘리거나 기분좋게 실컷 웃으면 성령 받았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지요. 그러나 이제 우리는 성령이 누구이신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다. 그리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셔서 영원히 너희와 함께 계시게 하실 것이다.” (15-16절)
우선 성령은 누구에게 주어지는가?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예수를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교회를 아무리 오래 다니고, 직분을 받고, 아무리 뜨겁게 기도한다 하더라도 서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단코 성령을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성령을 ‘보혜사’라고 부르셨으니 16절과 26절에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다. 그리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보내셔서, 영원히 너희와 함께 계시게 하실 것이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나는 이 말을 너희에게 말하였다. 그러나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며, 또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
그렇습니다.
성령을 ‘보혜사’라고 말씀하셨는데 원어로는 빠라클레토스(παράκλητος)라고 하는데 영어성경에서는 이를 ‘카운셀라’ 라고 번역했으니 우리 말로는 위로자, 변호자, 협조자 등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성령은 우리를 위로해 주시고, 변호해 주시고, 도와주시고, 상담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로해 주시고, 변호해 주시고, 도와주시고, 상담해 주시는 분이신가요?
성령은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주님 앞에 나아가기 위해 쩔쩔 매며 애쓰다가 쓰러져 낙심할 때 우리를 위로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성령은 우리가 뜻하지 아니하게 죄의 유혹에 빠져 스스로 자책하며 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지 못하고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알지 못할 때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성령은 우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악의 세력, 어둠의 세력과 싸워 이 땅에 빛을 비추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헌신하다가 지쳐 좌절하고 절망하고 주저앉을 때 우리를 도와주시고 다시 힘과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격려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성령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전전긍긍할 때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셔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갈 길을 보여주시는 상담자이십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결정적으로 성령을 ‘진리의 영’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진리의 영’이란 무엇입니까?
“아직도,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많으나, 너희가 지금은 감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지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16:13)
그렇습니다.
진리의 영, 그분은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분이시니 진리는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 영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것이다.” (15:26)
그렇습니다.
진리의 영은 곧 예수가 누구이신지를 증언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는 물과 피를 거쳐서 오신 분인데,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는 다만 물로써 오신 것이 아니라 물과 피로써 오셨습니다. 성령은 증언하시는 분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요한일서 5:6)
다시 말씀드립니다.
성령을 체험한다는 것은 곧 진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는 예수가 그리스도시라는 것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고백하는 것,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
예수를 사랑한다는 것을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나타내는 삶을 사는 것,
내 이웃 사랑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나타내는 삶을 사는 것,
그래서 내 삶으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증거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성령을 체험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가 진리의 영이시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인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진리’가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강단에서 수없이 많은 설교가 행해지고, 티브이를 통해서도 수많은 목사님들이 복음을 전한다고 하지만 그러나 교인들이 성경을 펴놓고 읽고 배우는 가운데 질문을 던지지 않고, 문자 그대로 그냥 덮어놓고 믿기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복음이 지금 나의 삶과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복음이 지금 나에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묻는 물음없이 강단에서 일방적으로 던져지는 말씀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교계신문에 나오는 부흥사들의 광고를 보면 많은 부흥사들이 일 년 동안 부흥회를 다니는 일정표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야말로 어느 하루 쉬는 날도 없이 전국 방방곡곡, 아니 사실은 외국에도 일 년에 몇 번씩 다니면서 집회를 인도한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그 부흥사들은 도대체 언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자기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까요? 그렇게 설교를 쉴 새 없이 하려면 누군가가 설교 원고를 써 주거나, 하나의 설교를 매번 되풀이하거나 아니면 그야말로 생각나는 대로 하는 방법 밖에 없지요.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하면서 그것을 성령의 인도라고 말하지요. 그렇지만 들어보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들도 많고, 제 자랑도 많고, 복음과는 전혀 관계없는 설교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령은 진리의 영이십니다. 거짓의 영, 파괴의 영, 탐욕의 영들은 성령이 아니라 악령입니다. 이러한 악령이 횡행하는 세상 속에서 오직 진리의 영이신 성령과 함께 사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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