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강해(06.9.17-10.4.18)/2010 년도

2010. 4. 11 / 은돈을 많이 주고 / 마태복음 28:11-15

람보 2 2015. 4. 4. 23:12

은돈을 많이 주고(마태복음 28:11-15/2010. 4. 11)

 

 

저는 지난주일 이 시간에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부활 사건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갈릴리로 가라"는 말씀에 비추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기 전부터 당신이 부활한 후 갈릴리로 갈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제자들도 갈릴리로 가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28:16절에 보면 "열한 제자가 갈릴리로 가서, 예수께서 일러주신 산에 이르렀다. 그들은 예수를 뵙고, 절을 하였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 갈릴리로 돌아간 이후 예루살렘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권력의 중심지요, 종교의 중심지요, 경제적 착취의 중심지였던 예루살렘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오늘의 본문은 바로 예수가 떠난 후 예루살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우리가 앞에서 보았던 것처럼 예수를 잡아 죽이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은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과 백성의 장로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성전을 중심으로 한 예루살렘에 모여 살았고, 온갖 기득권을 다 누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갈릴리 출신의 보잘 것 없는 목수였던 예수가 감히 자기들을 비판하고 기득권을 뒤흔드니까 합심해서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것입니다.

 

원래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지 기득권자들은 자기들이 누리는 특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행하는 법입니다. 몇 년 전에 소위 부동산 보유세를 부과할 때 강남을 비롯한 부자 동네에서 수십 억 원하는 집에 사는 사람들이 모 정당이나 모 신문들과 결탁하여 저항했던 것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부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세금 몇 푼 내지 않으려고 기를 썼던 것입니다. 그 중에는 아주 유명한 인물도 포함되어 있지요. 오늘날 한국현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조선왕조 중기 이후 지금까지 수백 년 동안 노론과 그 후손들이 권력을 누려 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들이 그 권력을 쉽게 내놓겠습니까?

 

어쨌든 대제사장, 바리새인, 장로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임으로써 이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혹시 예수가 살아날까 염려해서 군인들로 하여금 무덤을 지키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예수가 부활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죽었던 예수가 어디론가 사라진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원래 로마제국 당시 법에 의하면 갇혀있던 죄수가 도망을 치면 그를 지키던 간수가 대신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도행전 12장에 보면 감옥에 갇혔던 베드로가 감쪽같이 사라진 뒤에 감옥에 있던 경비병들이 사형을 당했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날이 새니, 군인들 사이에서는 베드로가 없어진 일로 적지 않은 소동이 일어났다. 헤롯은 샅샅이 찾아보았으나, 베드로를 찾지 못하고, 경비병들을 문초한 뒤에, 명령을 내려서 그들을 사형에 처하였다." (사도행전 12:18-19)

 

이 기록에 근거하면 로마에 대한 반역죄로 죽은 예수의 시신을 지키던 병사들은 큰 벌을 받아야 할 상황입니다. 경비병들은 너무나 놀랐을 것이고, 어찌해야 할 지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다 먼저 대제사장들에게 보고를 하였던 것입니다.

 

자, 예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보고를 받은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어떻게 했는가?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병사들에게 은돈을 많이 집어 주고 말했습니다.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갔다'라고 말하여라. 이 소문이 총독의 귀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 우리가 잘 말해서, 너희에게 아무 해가 미치지 않게 해 주겠다."

 

무슨 말입니까? 명색이 대제사장이며 장로인 사람들이 참으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건의 의미를 묻는다던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감추고, 하나님의 역사를 왜곡시키려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적을 위해 그들이 사용한 방법은 바로 "은돈을 많이 집어주고"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진실을 찾아내고,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기들의 지위를 보전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만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돈을 사용해도 좋았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쓸 돈은 넘쳐나도록 많았고, 불의를 위해서 쓸 돈은 얼마라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기총 회장선거에 출마한 어느 목사님이 자기가 회장에 당선되면 10억 원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돈의 힘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분은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분이 그 돈을 어떤 방법으로 마련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이미 이와 비슷한 사건이 한 번 있었던 것 기억하시지요? 가룟 유다가 스승인 예수를 대제사장에게 넘겨줄 때 그들이 대가로 지불한 것 역시 돈이었습니다.

"그 때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가룟 사람 유다라는 자가, 대제사장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예수를 여러분에게 넘겨주면, 여러분은 내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 그들은 은돈 서른 닢을 셈하여 주었다. 그 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주려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마태복음 26:14-16)

 

그렇습니다.

예루살렘을 근거지로 삼아 지배계급으로 군림하며 살았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돈으로 정의도 구부러뜨리고, 진리도 거짓으로 바꾸어 버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거짓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유대인들에게 예수가 부활하였다는 기쁨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 당시에만 그런 죄악을 저질렀던가요? 아닙니다. 구약에 의하면 예루살렘의 죄악은 그 뿌리가 너무나 깊게 박혀 있습니다. 특히 예언자들은 그 누구 할 것 없이 예루살렘의 죄악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중 세 사람의 예언자만 찾아보겠습니다.

 

먼저 이사야는 이렇게 선포합니다.

 

“그 신실하던 성읍이

어찌하여 창녀가 되었습니까?

그 안에 정의가 충만하고,

공의가 가득하더니,

이제는 살인자들이 판을 칩니다.

 

네가 만든 은은

불순물의 찌꺼기뿐이고,

네가 만든 가장 좋은 포도주에는

물이 섞여 있구나.

너의 지도자들은

주님께 반역하는 자들이요,

도둑의 짝이다.

모두들 뇌물이나 좋아하고,

보수나 계산하면서 쫓아다니고,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지 않고,

과부의 하소연쯤은

귓전으로 흘리는구나. (이사야서 1:21-23)

 

하나님께서는 눈물의 예언자 예레미야를 통해 이렇게 선포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주님의 성전 문에 서서, 주님께 예배하려고 문으로 들어오는 모든 유다 사람에게 주님의 말씀을 큰 소리로 일러주라고 하셨다.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너희의 모든 생활과 행실을 고쳐라. 그러면 내가 이 곳에서 너희와 함께 머물러 살겠다. '이것이 주님의 성전이다, 주님의 성전이다, 주님의 성전이다,' 하고 속이는 말을, 너희는 의지하지 말아라. 너희가, 모든 생활과 행실을 참으로 바르게 고치고, 참으로 이웃끼리 서로 정직하게 살면서, 나그네와 고아와 과부를 억압하지 않고, 이곳에서 죄 없는 사람을 살해하지 않고, 다른 신들을 섬겨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지 않으면, 내가 너희 조상에게 영원무궁 하도록 준 이 땅, 바로 이곳에서 너희가 머물러 살도록 하겠다.

그런데도 너희는 지금 전혀 무익한 거짓말에 의지하고 있다. 너희는 모두 도둑질을 하고, 사람을 죽이고, 음행을 하고, 거짓으로 맹세를 하고, 바알에게 분향을 하고, 너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신들을 섬긴다. 너희는 이처럼 내가 미워하는 일만 저지르고서도,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성전으로 들어와서, 내 앞에 서서 '우리는 안전하다'하고 말한다. 너희는 그런 역겨운 모든 일들을 또 되풀이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한다. 그래,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성전이, 너희의 눈에는 도둑들이 숨는 곳으로 보이느냐? 여기에서 벌어진 온갖 악을 나도 똑똑히 다 보았다. 나 주의 말이다.“ (예레미야서 7:1-11)

 

특히 예언자 미가에 의하면 예루살렘의 지도자들이 지은 죄는 너무나 엄청납니다.

 

“살려달라고 주님께 부르짖을 날이 그들에게 온다.

그러나 주님께서 그들의 호소를 들은 체도 하지 않으실 것이다.

그들이 그렇듯 악을 저질렀으니,

주님께서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실 것이다.

 

‘예언자라는 자들이 나의 백성을 속이고 있다.

입에 먹을 것을 물려주면 평화를 외치고,

먹을 것을 주지 않으면 전쟁이 다가온다고 협박한다.

예언자들아,

너희의 날이 끝났다.

이미 날이 저물었다.

내 백성의 곁길로 이끌었으니

너희가 다시는 환상을 못 볼 것이고

다시는 예언을 하지 못할 것이다.‘

 

선견자들이 부끄러워하며,

술객들이 수치를 당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으시니,

그들이 얼굴을 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주님께서

주님의 영과 능력을 채워주시고,

정의감과 함께,

야곱에게 그의 죄를 꾸짖고

이스라엘에게 그의 범죄를 꾸짖을 용기를 주셨다.

야곱 집의 지도자들아,

이스라엘 집의 지도자들아,

곧 정의를 미워하고,

올바른 것을 모두 그릇되게 하는 자들아,

나의 말을 들어라.

너희는 백성을 죽이고서,

그 위에 시온을 세우고,

죄악으로 터를 닦고서,

그 위에 예루살렘을 세웠다.

이 도성의 지도자들은

뇌물을 받고서야 다스리며,

제사장들은

삯을 받고서야 율법을 가르치며,

예언자들은

돈을 받고서야 계시를 밝힌다.

그러면서도, 이런 자들은 하나같이

주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계신다고

큰소리를 친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니,

우리에게 재앙이 닥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바로 너희 때문에

시온이 밭 갈듯 뒤엎어질 것이며,

예루살렘이 폐허더미가 되고,

성전이 서 있는 이 산은

수풀만이 무성한

언덕이 되고 말 것이다. (미가서 3:4-12)

 

결국 오늘의 본문에 나오는 대제사장들이 저지른 죄악의 뿌리는 그 옛날 예루살렘에 살던 조상들의 죄악에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죄악의 근원은 바로 돈을 하나님으로 삼아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심판하시겠다고 경고하셨고 결국 A.D. 135년 예루살렘 성은 지도상에서 사라지고, 유대민족은 세계 각지를 떠돌아야 하는 유랑민족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물론 돈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선하게 살고,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늘 돈 때문에 쪼달리고, 힘들게 삽니다. 그러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소유로 선하게 살고, 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도움으로써 이 세상을 사람 사는 세상, 새로운 세상, 하나님의 나라로 만드는 일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누가복음 8장에 나오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뒤에 예수께서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그 기쁜 소식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가 예수와 동행하였다. 그리고 악령과 질병에서 고침을 받은 몇몇 여자들도 동행하였는데, 일곱 귀신이 떨어져 나간 막달라라고 하는 마리아와 헤롯의 청지기인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수산나와 그 밖에 여러 다른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의 일행을 섬겼다.” (누가복음 8:1-3)

 

여러분!

어떤 형편에 처해 있든지 돈 때문에 시험들지 말고 돈을 하나님으로 삼지 말고 진정 하나님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갑시다. 서로에게 용기를 주고, 버팀목이 되어 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복의 근원이 됩시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우쭐대는 사람도 없고, 주눅 드는 사람도 없는, 모두가 다 하나님의 은총에 감격하며 사는 세상으로 만들어 갑시다. 이 은혜가 언제나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