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강해(06.9.17-10.4.18)/2010 년도

2010. 2. 7 / 어둠이 덮었을 때 / 마태복음 27:45-50

람보 2 2015. 4. 4. 22:46

어둠이 덮었을 때(2010. 2. 7)

 

본문) 마태복음 27:45-50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세 시쯤에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그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 몇이 이 말을 듣고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르고 있다.’ 그러자 그들 가운데서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셔서, 갈대에 꿰어, 그에게 마시게 하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하여 주나 두고 보자’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 다시 큰 소리로 외치시고, 숨을 거두셨다.” (표준새번역 개정판)

 

 

이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유대인의 왕이요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나신 이가, 그래서 존귀와 영광을 받으셔야 하는 분이 모든 사람들의 저주와 조롱, 모욕과 핍박 가운데서 가장 비참한 죽음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를 따르던 열한 제자는 다 도망갔고, 십자가 밑에서 그를 보살피고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로마 군인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다음에 전리품을 챙겼다고 희희낙락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예수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하며 조롱했습니다.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과 장로들도 한결같이 예수를 향해 십자가에서 내려오면 믿겠다고 하면서 한껏 비웃었습니다. 심지어는 함께 십자가에 달린 강도들마저도 예수를 욕할 정도였습니다.

 

이제 모든 것은 끝났습니다. 예수의 지나간 모든 사역은 허사로 돌아갔습니다. 그분이 행하신 그 모든 설교는 이제 울림없는 메아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분이 행했던 그 엄청난 기적들을 눈으로 직접 보았던 그 많은 사람들도 이제는 다 떠나갔고, 기적은 이제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천사가 내려와 예수를 구출해내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예수께서 십자가의 못을 빼고 뛰어내리는 기적도 행하시지 않았습니다. 그 능력 많으시던 예수께서는 전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무기력하게 죽어갔습니다. 그 누구도, 그 어떤 힘도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살려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로마 제국의 권력은 그 누구도 도전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대 종교지도자들의 힘은 마침내 도전자 예수를 잡아 죽임으로써 영원토록 계속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예수를 통해 선포되었던 하나님의 나라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예수를 통해 선포되었던 새로운 세상은 한낱 지나가 버린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모든 희망은 사라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철저하게 예수를 버리신 것 같고, 예수는 그 십자가에 달려 비참하게 죽어갔습니다.

이제 완전한 절망, 철저한 패배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한 마디로 표현합니다. “세상은 어둠으로 뒤덮였다.” 오늘의 본문에서 이렇게 기록합니다.

“낮 열두 시부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그렇습니다.

어둠이 온 땅을 덮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즉 온 세상이 철저하게 희망을 잃어버렸음을 나타냅니다. 이제 세상에는 더 이상 바라볼 것이 없게 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이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탄, 악의 세력임을 나타냅니다. 온 세상이 완전히 절망에 빠져버렸음을 나타냅니다. 이제는 그 누구도 희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볼 힘을 갖지 못하게 되었음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세 시쯤에 예수께서 큰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안고 이 땅에 오셔서 복음을 전하셨던 예수, 가난하고 병들고 쫓겨나고 소외당했던 사람들에게 다가가셔서 희망을 갖게 하셨던,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던 예수님의 사역이 이제 허망하게 끝나고 하나님께서 바로 그 예수를 버리신 것처럼 보여졌던 그 사건,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그때 나타난 현상이 바로 어둠이 온 땅을 덮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어둠이 온 땅을 덮었다는 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임했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인간의 눈으로만 보면 어둠은 절망을 나타내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이제 악의 세력을 심판하시기 위해 어둠을 내리셨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성경은 곳곳에서 하나님의 심판이 이 땅에 어둠으로 나타난다고 증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히브리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모세와 아론이 바로를 찾아갔을 때 바로는 좀처럼 모세의 요구를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엄청난 재앙을 퍼부었습니다. 물이 피가 되는 것, 개구리 재앙, 이 재앙, 파리 재앙, 집짐승의 죽음, 피부병 재앙, 우박 재앙, 메뚜기 재앙까지. 그래도 끝내 바로가 말을 듣지 않자 아홉 번째로 내린 재앙이 바로 어둠이 온 땅을 덮는 재앙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하늘로 팔을 내밀어라. 그러면 손으로 더듬어야 다닐 만큼 짙은 어둠이 이집트 땅을 덮을 것이다.’ 모세가 하늘에다 그의 팔을 내미니, 이집트 온 땅에 사흘 동안 짙은 어둠이 내렸다. 사흘 동안 사람들은 서로 볼 수도 없었고, 제 자리를 뜰 수도 없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이 사는 곳에는 어디에나 빛이 있었다.” (출애굽기 10:21-23)

 

기원전 8세기, 북왕국 이스라엘이 죄악으로 가득 차 있던 시절,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예언자가 있었으니 바로 아모스입니다. 아모스는 네 가지 환상을 보았는데 그중 네 번째 환상 중에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심판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여기서 이스라엘의 죄악을 낱낱이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주 하나님이 나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보여 주셨다. 보니, 여름 과일 한 광주리가 있었다. 주님께서 물으신다. ‘아모스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여름 과일 한 광주리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

 

‘나의 백성 이스라엘이 끝장났다.

내가 이스라엘을 다시는 용서하지 않겠다.

그 날이 오면,

궁궐에서 부르는 노래가 통곡으로 바뀔 것이다.‘

주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수많은 시체가 온 땅에 널리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빈궁한 사람들을 짓밟고,

이 땅의 가난한 사람을 망하게 하는 자들아,

이 말을 들어라!

기껏 한다는 말이,

‘초하루 축제가 언제 지나서,

우리가 곡식을 팔 수 있을까?

안식일이 언제 지나서,

우리가 밀을 낼 수 있을까?

되는 줄이고, 추는 늘이면서,

가짜 저울로 속이자.

헐값에 가난한 사람들을 사고

신 한 켤레 값으로 빈궁한 사람들을 사자.

찌꺼기 밀까지도 팔아먹자‘ 하는구나.

 

주님께서 야곱의 자랑을 걸고 맹세하신다.

‘그들이 한 일 그 어느 것도

내가 두고두고 잊지 않겠다.

그들이 이렇게 죄를 지었는데,

어찌 땅이 지진을 일으키지 않겠으며,

어찌 땅 위에 사는 자들이

모두 통곡을 하지 않겠느냐?

온 땅이 강물처럼 솟아오르다가,

이집트의 강물처럼 불어나다가,

가라앉지 않겠느냐?

 

나 주 하나님이 하는 말이다.

그 날에는 내가

대낮에 해가 지게 하고,

한낮에 땅을 캄캄하게 하겠다.

내가 너희의 모든 절기를 통곡으로 바꾸어 놓고,

너희의 모든 노래를 만가로 바꾸어 놓겠다.‘ “ (아모스서 8:1-10)

 

보십시오, 끝내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심판을 내리실 터인데 “그 날에는 내가 대낮에 해가 지게 하고, 한낮에 땅을 캄캄하게 하겠”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남왕국 유다가 멸망하기 직전, 끔찍이도 하나님의 명령을 듣지 않던 예루살렘 백성들을 향해 예레미야는 대낮에 해가 지는 일이 생겨날 것을 경고했습니다.

“내가 대낮에 침략군을 끌어들여

갑자기 그들을 치게 하고,

젊은이들과 그들의 어머니들을 치게 하고,

모두들 놀라고 두려워하며 떨게 하겠다.

아들을 일곱이나 둔 여인도

아들을 잃고 기절할 것이다.

그 여인에게 대낮은 이미 칠흑같은 밤이다.

그 여인은 비천한 신세가 될 것이다.“ (예레미야서 15:8-9)

 

예언자 요엘과 스바냐도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는 날, 어둠이 온 땅을 덮으리라고 경고합니다.

“너희는 시온에서 뿔나팔을 불어라.

하나님의 거룩한 산에서 경보를 울려라.

유다 땅에 사는 백성아,

모두 떨어라.

주님의 날이 오고 있다.

그 날은 캄캄하고 어두운 날,

먹구름과 어둠에 뒤덮이는 날이다.

셀 수 없이 많고 강한 메뚜기 군대가 온다.

마치 어둠이 산등성이를 넘어오듯이 새까맣게 다가온다.

까마득한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아도,

이런 일은 없었다.

앞으로 천만 대에 이르기까지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요엘서 2:1~2)

 

"전진할 때에는 땅이 진동하고,

온 하늘이 흔들린다.

해와 달이 어두워지고,

별들이 빛을 잃는다.

주님께서 큰 음성으로 당신의 군대를 지휘하신다.

병력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명령을 따르는 군대는 막강하다.

주님의 날은 놀라운 날, 가장 무서운 날이다.

누가 감히 그 날을 견디어 낼까?" (요엘서 2:10~11)

 

"그런 다음에, 내가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딸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고,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종들에게까지도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그 날에 내가 하늘과 땅에 징조를 나타내겠다.

피와 불과 연기구름이 나타나고,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붉어질 것이다.

끔찍스럽고 크나큰 주의 날이 오기 전에,

그런 일이 먼저 일어날 것이다." (요엘서 2:28~31)

 

"주님께서 심판하실

그 무서운 날이 다가온다.

득달같이 다가온다.

들어라!

주님의 날에 부르짖는 저 비판의 소리,

용사가 기운을 잃고 부르짖는 저 절규,

그 날은 주님께서 분노하시는 날이다.

환난과 고통을 겪는 날,

무너지고 부서지는 날,

캄캄하고 어두운 날,

먹구름과 어둠이 뒤덮이는 날이다.

나팔이 울리는 날,

전쟁의 함성이 터지는 날,

견고한 성읍이 무너지는 날,

높이 솟은 망대가 무너지는 날이다." (스바냐서 1:14~16)

 

그렇습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세상의 악을 심판하시는 날이 올 터인데 바로 그때 어둠이 온 땅을 덮으리라고 경고합니다. 그리고 마태복음 기자는 바로 그 예언들이 성취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그렇습니다.

어둠이 온 땅을 덮었다는 것은 인간의 눈으로 보면 절망이었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죄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의 표현이었던 것입니다.

 

로마 제국과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 말미암아 자기네들이 이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들의 권력을 영원히 누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예수를 따르던 무리들은, 예수에게서 희망을 찾고, 예수에게서 하나님의 나라를 보았던 무리들은 엄청난 좌절과 실망과 패배감을 맛보았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니 이제 다시는 세상에 희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이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어둠으로 뒤덮였습니다. 하나님은 더 이상 계시지 않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그러나 그 어둠은 사실은 절망의 상징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들이 이겼다고 큰소리치는 권력자들에게, 승리했다고 기쁨에 젖어 있는 종교지도자들에게 당신의 살아계심을 드러내시는 역사의 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내뱉으셨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시편 22편은 끝에 가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아,

너희는 그를 찬양하여라.

야곱 자손아, 그에게 영광을 돌려라.

이스라엘 자손아, 그를 경외하여라.

그는 고통받는 사람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신다.

그들을 외면하지도 않으신다.

부르짖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응답하여 주신다.

주님께서 하신 이 모든 일을,

회중이 다 모인 자리에서 찬양하겠습니다.

내가 서원한 희생제물을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앞에서 바치겠습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여러분들의 마음이 늘 유쾌하길 빕니다!‘

하면서 축배를 들고,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주님을 찬양할 것이다.

 

땅 끝에 사는 사람들도

생각을 돌이켜 주님께로 돌아올 것이며,

이 세상 모든 민족이 주님을 경배할 것이다.

주권은 주님께 있으며,

주님은 만국을 다스리시는 분이시다.

 

땅 속에서 잠자는 자가 어떻게 주님을 경배하겠는가?

무덤으로 내려가는 자가 어떻게 주님 앞에 무릎 꿇겠는가?

그래서 나는 주님의 능력으로 살겠다.

내 자손이 주님을 섬기고

후세의 자손도 주님이 누구신지 들어 알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도

주님께서 하실 일을 말하면서

'주님께서 그의 백성을 구원하셨다' 하고 선포할 것이다." (시편 22:23~31)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고통받는 사람의 아픔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그들을 외면하지도 않으십니다. 부르짖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응답하여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주님께서 그의 백성을 구원하셨다'라고 선포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애를 쓰는데 왜 이렇게 힘든 일, 어려운 일이 많고,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까? 마치 나한테만 어둠이 온 땅을 덮고 있는 것 같고, 나만 절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여서 고통스러울 때가 많습니까?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둠을 넘어 새롭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둠은 새로운 세상을 만드시고자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새로운 기회임을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둠 속에서 오히려 희망을 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둠이 깊을수록 빛이 가까이 있습니다. 어둠을 통하지 않고는 빛을 만날 수 없습니다. 절망의 터널은 반드시 끝나고 곧이어 희망의 새 세상이 우리 앞에 전개될 것입니다. 이 믿음 가지고 예수 안에서 용기를 내어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