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년도

2011. 3. 13 / 말씀을 듣고 지키는 복 / 누가복음 11:27-28

람보 2 2015. 4. 5. 22:43

말씀을 듣고 지키는 복(2011.3.13)

 

본문) 누가복음 11:27-28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무리 가운데서 한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을 벤 태와 당신을 먹인 젖은 참으로 복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복이 있다.’ ” (표준새번역 개정판)

 

 

먼저 참담한 일을 당해 고통 가운데 목숨을 잃은 일본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는 모든 일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인도하심이 함께 하시고, 하루속히 피해를 극복하고 일어설 것을 간구합니다. 무엇보다 더 이상의 지진이나 원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비는 마음 참으로 간절합니다.

 

한 주일 내내 무얼 설교할까 기도하면서 복음서를 읽고 있습니다. 지난 설날 이후 복음서에 나오는 복에 관한 설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일에도 관계되는 본문 중에서 하나를 하려고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그것은 오늘의 본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에 원교를 쓰려고 했는데 마침 인터넷에 긴급뉴스가 뜬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본에 강진 발생.”

 

그렇잖아도 일본에 관동대지진 못지않은 큰 지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던 때였기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급하게 뉴스 검색을 하다가 지진이 덮친 곳에 원자력 발전소들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을 보고 제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이러다 정말 큰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진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끊임없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우리 집에는 TV가 없으니까 인터넷으로 TV 뉴스를 보면서 이 사건을 중심으로 설교해야 하는가 생각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제가 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다 공연히 K교회 K목사님처럼 망령된 말이나 할까 걱정이 되어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몇 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지진에 이은 해일로 많은 사람이 사망했을 때 그 목사님이 그랬다지요.

“그들이 죄를 많이 지어서 벌을 받은 것이다.”

망령된 목사님, 이번에는 제발 조용히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본문은 아주 짤막합니다. 예수께서 어떤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무리 가운데서 한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말했습니다.

“당신을 벤 태와 당신을 먹인 젖은 참으로 복이 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예수님 당신을 낳은 어머니 마리아는 참으로 복 받은 여자라는 것이지요. 아마도 예수께서 능력도 많으시고, 말씀도 잘 하시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도 받으시니까 그런 사람을 아들로 둔 엄마는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겠지요. 그러니 그런 엄마는 복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신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복이 있다.”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누릴 복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본문은 누가복음 11장 한복판에 들어있습니다. 11장이 모두 54절까지로 되어 있는데 오늘의 본문이 27-28절이니까 정확히 한가운데 놓여 있는 셈이지요. 그런데 11장 전체를 살펴보면 오늘의 본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구절들이 전부 다 같은 내용을 담은 병행구들이 있는 것들입니다. 어떤 본문은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다 나오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마태복음에만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만 다른 복음서에 병행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본문은 네 복음서 중 누가복음에만 나오는 구절입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복음서 기자들은 모르는 내용을 누가복음 기자만 알고 이곳에다가 불쑥 집어넣은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왜 느닷없이 이 본문이 들어갔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오늘의 본문만 떼어놓고 보면 그 내용은 아주 단순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의 핵심은 아주 쉽습니다.

“핏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복이 있다.”

그러면 설교 끝입니다. 무언가 더 덧붙일 것이 없어 보입니다. 과연 그런 것인가? 단순히 그 정도 말하기 위해서 오늘의 본문을 여기에 집어넣은 것인가? 아닙니다. 분명히 그 이상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본문의 위치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은 복이 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기 위해서 우리는 그 의미를 다시 앞에 나오는 구절들과의 관계 속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본문 앞에 어떤 말씀이 나오는가요?

 

11장은 1-13절까지 그 유명한 주기도문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서 14-26절까지를 보면 이상하게 두 가지 귀신 이야기가 나옵니다.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말입니다. 물론 복음서에 예수께서 귀신을 쫓아내신 이야기는 아주 많이 나옵니다. 네 복음서 다 귀신 축출이야기가 아주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많은 귀신축출 이야기 중에서 오늘의 본문 바로 앞에 두 가지 귀신 축출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른 이야기들과 조금 다른 독특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14-21절을 보면 예수께서 벙어리 귀신을 쫓아내신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귀신을 꾸짖으셨는데 귀신이 나가고, 그 사람이 말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수께서 귀신을 쫓아내는 것을 본 어떤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그가 귀신들의 두목인 바알세불의 힘을 빌어서 귀신들을 내쫓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예수를 시험하여 말하기를 “하늘에서 내리는 표징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것은 결국 귀신을 쫓아내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 일이니 별 것 아니고, 그 대신 특별한 표징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던 것입니다. 19절에도 나오는 것처럼 귀신을 내쫓는 것은 예수만 행한 능력이 아니라 바리새파나 사두개파 사람들의 제자들도 행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고, 또 가정도 서로 싸우면 무너진다. 그러니 사탄이 서로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가 어떻게 서 있겠느냐? 너희는 내가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내쫓는다고 하는데, 내가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내쫓는다면 너희의 추종자들은 누구를 힘입어 귀신을 내쫓는다는 말이냐? 그러므로 그들이야말로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한 마디로 말도 되지 않는다고 꾸짖으신 것이지요. 그리고는 결정적으로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들을 내쫓으면,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이미 온 것이다.”

결국 예수는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들을 내쫓는 분이시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이미 온 것임을 즉 예수 자신이 곧 하나님 나라이심을 증명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믿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께서 다시 덧붙이셨습니다.

“힘센 사람이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동안에는, 그의 소유는 안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서 그를 이기면, 그가 의지하는 무장을 모두 해제시키고, 자기가 노략한 것을 나누어 준다. 나와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요, 나와 함께 모으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예수는 귀신의 두목인 바알세불과 싸운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와서 귀신의 두목과 싸워서 당신이 이긴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내 편에 서지 않으면 귀신이 너희를 사로잡아서 너희를 악한 길로 데리고 간다는 것입니다. 나와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이나 나와 함께 모으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고 나의 역사를 헤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귀신의 편에 서지 말고, 하나님 편, 내 편에 서라고 엄히 꾸짖으시는 것입니다.

 

24-26절에는 어떤 내용이 나오고 있는가요?

“악한 귀신이 어떤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하면, 그 귀신은 쉴 곳을 찾느라고 물 없는 곳을 헤맨다. 그러나 그 귀신은 찾지 못하고 말하기를 ‘내가 나온 집으로 되돌아가겠다’ 한다. 그런데 와서 보니, 집은 말끔히 치워져 있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귀신은 가서, 자기보다 더 악한 딴 귀신 일곱을 데리고 와서,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산다. 그러면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된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어떤 귀신들린 사람이 깨끗해졌는데 그 쫓겨난 귀신이 돌아다녀 보니 갈 데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살던 곳으로 가 보니 깨끗한데 비어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려다가 같이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더 비참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귀신을 쫓아내면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귀신 편에 섰던 사람이 멀쩡해지면 하나님, 예수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모시지 않고 살다보면, 예수님을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지 않고 살다 보면 더 악한 귀신이 들어와서 더 형편없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반드시 하나님을 모시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과 사탄, 하나님과 사탄은 끊임없이 대립하는 세력이고 따라서 우리는 어느 한쪽 편에 서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편에, 예수님 편에 설 때에만 올바르게 살 수 있기에 그 편에 서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복이 있다“는 오늘의 본문의 뜻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앞의 본문들에 비추어 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킨다는 것은 악한 귀신들과의 싸움에서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싸워 이기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들을 내쫓으면,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이미 온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말씀을 믿고, 귀신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의 본문은 단순히 예수 믿는다고 말만 하고, 교회 다닌다고 흉내만 내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편에 서서 사탄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복이 있다”에 해당되는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귀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귀신은 사람들을 말 못하게 만들고, 눈멀게 만들고, 아프게 만들고, 결국 죽게 만드는 존재입니다. 예수는 바로 그런 귀신들을 물리치기 위해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최전선에 서 계신 분이고, 그분은 우리에게 함께 싸울 것을 원하고 계십니다.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일에 나설 것을 원하고 계십니다. 바로 그 싸움에 나서서 예수를 대장으로 모시고 이기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자연을 파괴하고, 4대강을 콘크리트로 처발라 수많은 생명을 죽이고, 소돼지를 무참하게 파묻고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사탄의 세력들이 득세하고 있기에 우리의 싸움은 쉽지 않지만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예수께서 대장이 되시기에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사탄을 물리치는 것을 이미 보여주셨기 때문에 우리도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을 내쫓을 수 있고, 반드시 우리는 승리를 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용기를 내어 나아갑시다. 그런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올 한 해 이러한 승리의 복을 누리는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