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강해(06.9.17-10.4.18)/2009 년도

2009. 8. 9 / 회칠한 무덤 / 마태복음 23:27-28

람보 2 2015. 4. 4. 21:42

회칠한 무덤(2009. 8. 9)

 

본문) 마태복음 23:27-28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회칠한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의롭게 보이지만, 속에는 위선과 불법이 가득하다.” (표준새번역 개정판)

 

 

참으로 무더운 여름, 우리는 지금 마태복음 23장을 갖고 씨름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당시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을 향해 위선자들이라고, 너희에게 화가 있을 것이라고 꾸중하셨는데 그 일곱 가지를 살펴보는 중입니다. 날씨도 덥고 습한데 설교 내용까지 이런 것들이니 저나 듣는 분들 모두 다 더 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부분을 빼고 넘어갈 수 없으니 그냥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께서는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시고 그들을 꾸중하신 것인가요? 예수께서 보시기에 당시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잘못은 무엇인가요?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는 것이 5절에 나오는데 바로 이 구절입니다.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은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예수께서 보시기에 신앙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죄는 바로 신앙생활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신앙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라 할 때 하나님은 잊어버리고 오로지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까를 의식하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잘못이라는 말입니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남들 보라고 설교가운을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서 그것을 입고 티브이에 나와서 설교를 하고, 성경찬송을 끼고 목사 티를 팍팍 내면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누가 박사라고 불러주면 기분좋아하는 것들 모두 다 신앙의 껍데기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런 자들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위선자들아!”

 

그렇다면 예수께서 지적하신 구체적인 문제들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다시 정리해 봅시다.

 

첫째, 자기도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안식일법을 비롯한 율법규정들이 사람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주기 위해 주어진 것인데 그것을 사람을 얽어매고 죽이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둘째, 이방인들을 개종자로 만들고는 그들을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이방인들을 전도해서 신앙을 받아들이게 해 놓고는 그들을 자기들보다 더 지독한 율법주의자들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신앙을 통해 생명을 얻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율법을 지키느라고 허덕이다가 결국 율법에 치어서 지옥의 자식이 되어버리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것입니다.

 

셋째, 성전이나 제단을 두고 맹세한 것은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성전의 금이나 제단 위의 제물을 두고 맹세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가르침으로써 신앙의 본질을 뒤집어버렸고, 신앙의 목적을 수단과 방법으로 바꿔치기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함부로 하나님을 이용해 먹음으로써 하나님을 망령되게 만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하나님을 이용해서 제 잇속만 차리는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넷째,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는 드리면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와 같은 율법의 더 중요한 요소들은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십일조를 비롯한 율법의 조항들을 지킨다고 큰소리치지만 그 근본정신은 저버린 죄를 저질렀습니다. 십일조 헌금을 많이 낸다고 큰소리치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지 않는다면 이것은 저들과 똑같은 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다섯째,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마음에는 탐욕과 방종이 가득 찼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율법을 다 지킨다고 큰소리치고, 거룩한 척 폼은 잡았지만 그리고 깨끗한 손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기는 했지만 탐욕으로 가득차고, 방종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이것들을 다 합하면 결국 그들은 회칠한 무덤과 같다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회칠한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회칠한 무덤이라고요? 여기서 우리는 유대인들의 장례풍습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지금도 자신이 죽은 다음에는, 예루살렘의 올리브 산에 가까운 기드온 골짜기의 비탈진 언덕에 묻히는 것을 가장 크게 소원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언젠가 유대인들이 간절히 기다리던 메시아가 올리브 산에 내려와 공동묘지의 중앙 길을 통과해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갈 때가 올 것인데, 그 때 그 언덕에 묻혀 있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부활한다고 그들이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담이 하와와 함께 선악과를 따 먹은 후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내리신 벌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했다고 유대인들은 믿었습니다. 창세기 3:19절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 때까지,

너는 얼굴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창세기 3:19)

 

그래서 유대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될 수 있는 한 빨리 흙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무덤에 시신을 안치할 때 세마포로 싸거나 나무관을 이용한 것도 시신이 빨리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물론 유대지역이 매우 무더운 지역이라는 것도 빨리 매장을 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유대인들은 시신을 땅에 매장하거나 동굴을 묘지로 사용했습니다. 동굴을 묘지로 사용할 경우 입구 바닥에 홈을 파고 둥근 돌로 가로막아 사람이나 짐승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무덤에 들어가셨을 때 그 입구를 돌로 막았다는 기사가 바로 거기에 해당됩니다.

 

자, 땅을 파고 묻었든 아니면 동굴 안에 시신을 넣고 둥근 돌로 막았든 일단 무덤을 만들고 나면 유대인들은 그곳이 무덤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회칠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무덤은 원래 부정한 곳이었고, 따라서 그 누군가가 모르고 무덤 위를 밟고 지나가거나 무덤 곁을 지나가게 되면 불결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무덤 위에다가 횟가루를 뿌려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순례객들이 어둠 속에서도 그곳이 무덤임을 알아보고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던 것입니다. 요즘도 갈릴리 바다 근처 티베리아에 가면 율법학자들의 공동묘지가 있는데 거기에는 아예 무덤 옆에다 횟가루와 반죽통을 마련해 놓았을 정도입니다.

 

그렇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부정을 타지 않기 위해 무덤 위에 늘 깨끗하게 횟가루를 뿌리거나 회반죽을 해서 칠을 했습니다. 그러면 무덤 주위도 깨끗해지고, 미리 알아보고 가까이 가지 않으니 부정을 타지도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네 조상님들은 무덤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 하는 것으로 그 집안이 효도하는 집안인지 아닌지 판가름했습니다. 무덤을 늘 깨끗하게 벌초하고, 비석도 크게 잘 세우면 효도하는 자식이라고 칭찬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효라고 손가락질했습니다. 그래서 잘 사는 양반이나 서민들은 무덤을 가꾸고 제사지내는 일에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그리고 그런 집안의 무덤은 언제나 정결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마찬가지로 유대인들도 그렇게 조상들의 무덤을 깨끗하고 정결하게 관리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바로 그런 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회칠한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하다.”

 

그렇습니다.

무덤 위에 아무리 회를 잘 칠한다고 해도 그 안에는 결국 죽은 사람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이 가득 차 있을 뿐입니다. 무덤 위를 깨끗하게 칠하고, 아름답게 꾸민다고 해서 무덤 속이 깨끗해지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짓이요, 남들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하는 짓일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613가지나 되는 율법 조항들을 다 지킨다고 큰소리쳤으니 그 겉모습은 의롭고 깨끗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것이 전부 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요,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으니 그들은 위선과 불법이 가득한 자들이었다는 말입니다.

 

또한 회칠한 무덤이 겉으로는 깨끗하게 보이지만 그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같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가르침은 그것이 아무리 거룩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을 부정하게 만들고,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의 본문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그 행위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회칠한 무덤과 같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들이 아무리 좋은 가르침을 주고 거룩한 행실을 행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이미 그들의 삶 자체가, 아니 유대교라는 종교 자체가 사람들을 부정하게 만들고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회칠한 무덤과 같다는 가르침인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날 과연 회칠한 무덤과 같은 존재는 누구입니까? 화려한 건물, 값비싼 의복, 번쩍번쩍하는 자가용, 호화찬란한 직업과 지위 등으로 겉은 아름답지만 속에는 탐욕과 거짓, 부패와 위선으로 가득 차 있는 자들은 다 회칠한 무덤들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는 겉은 초라하고 연약해 보이지만 속에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이웃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 그러한 공동체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들을 통해 당신의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가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겉으로 드러내기 위한,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신앙은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서 어떤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가 만난 하나님을 이웃들에게 사랑으로 나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구원의 축복이 임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모두 이 은혜를 누리게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