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의 때
요한복음 15:18-16:4 / 2006년 3월 26일
A. D. 64년 7월 18일과 19일 사이의 밤에, 날씨는 한밤중인데도 무덥고, 8층 높이지만 나무로 지어졌기에 너무나 허약했던 로마의 싸구려 공공아파트 지역에, 무려 100만 명의 시민들이 잠 못 이루고 있을 때, 로마 시가지 남쪽에 있는 커다란 원형경기장에서 거대한 불길이 치솟아 올랐습니다.
경기장의 계단들은 나무로 되어 있었고, 외부 회랑에는 창고들, 술집들, 상점들로 가득차서 불길은 순식간에 경기장 일대를 집어삼켰고, 때마침 남쪽에서부터 불어온 세찬 바람은 그 불길을 로마 시내 특히 일반시민들이 살던 아파트지역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결국 9일 동안이나 타오른 끝에 로마 시의 열네 개 구역 중에서 열 개 구역을 태우고 난 후 그 불은 간신히 꺼졌습니다. 이름하여 네로 시대의 대화재 사건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그 로마의 대화재는 당시 황제였던 네로가 일부러 일으킨 것이었습니다. 불이 일어난 시간이 경기장에 아무도 없는 한밤중이었고, 또 누군가는 그곳에서 네로의 병사들이 불을 지르는 모습을 보았다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시민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네로 황제로부터 화재의 책임을 뒤집어 쓴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로마에 살던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유명한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는 그의 책 ‘연대기’에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루머들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네로는 고발하도록 종용했으며, 그들이 가진 반종교성 때문에 미움을 받았던 사람들을 매우 기술적으로 고문할 것을 명령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웠다. 그 이름은 티베리우스 시대에 본디오 빌라도 총독에 의해 처형되었던 그리스도로부터 온 것이다. 당시에 처벌되었던 그 사악한 미신은 다시 유대뿐만 아니라 로마에까지도 파고 들어와서, 거기에 어디에서나 더럽고 사악한 것을 퍼뜨리며 자발적인 동료들을 얻어냈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그들의 고발에 대해 자백한 고발된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화재에 대한 유죄가 아니라 인류의 미움에 대한 유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타키투스에 의하면 이때 네로에 의해 희생된 기독교인의 숫자가 적어도 수 천 명에 이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로 황제가 죽은 후 기독교인들은 한 시름 놓은 것 같았습니다. 네로 시대와 같은 박해가 다시 오리라고는 생각하기도 싫었습니다. 가능한 한 로마 당국과 부딪히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은 ‘너희는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는 말까지 남겼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A. D. 81년 베스파시아누스의 아들 도미티안이 황제가 되면서 그들의 꿈은 깨어졌습니다.
도미티안은 아버지와 형 티투스 때문에 황제가 되는 일을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일설에 의하면 30년 만에 황제의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절대 권력을 향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모든 공식문서를 다음과 같이 시작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우리의 주, 그리고 우리의 신이 명령하신다.”
원래 로마의 황제들은 죽으면 원로원에 의해 신으로 추앙되었습니다. 그러나 도미티안은 황제의 자리에 앉자마자 자기를 신으로 섬길 것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로마의 중심지 카파토리움에 자신의 금상을 세우고 ‘신의 아들’이라는 칭호를 붙여 시민들에게 황제 숭배를 강요했습니다. 그리고 황제 숭배를 거부하는 유대인들에게 아주 무거운 ‘유대인 국고세’를 부과시켰으며, 나중에는 붙잡아다 고문하고, 귀양보내고, 사형을 기키기에 이르렀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도미티안 황제는 소아시아 지방의 기독교회 지도자였던 사도 요한을 잡아 죽이려고 여러 번 시도했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하였고, 그래서 나중에 밧모 섬으로 유배를 시켰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그 섬에 일 년 반 정도 갇혀 있다가 다시 소아시아로 돌아오기 위해서 배를 타고 오는데 도중에 배가 파손되는 바람에 배에 탄 사람들은 다 익사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한만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아서 에베소의 외항인 밀레도에 무사히 상륙하였습니다. 그후 그는 에베소에 가서 여생을 마쳤습니다. 바로 그 무렵에 사도 요한은 그의 책들, 즉 요한복음, 요한 1, 2, 3서, 그리고 계시록을 썼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요한복음은 도미티안의 대 박해를 배경으로 해서 쓰여졌습니다. 로마 황제와 그의 관리들은 기독교인들이 황제 숭배를 거부했기에 미워하고, 박해하고, 죽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사도 요한은 주님의 가르침을 기억했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던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세상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여 있다면, 세상이 너희를 자기 것으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가려 뽑아냈으므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요한복음 15:18-19)
그렇습니다.
박해의 첫 번째 대상은 바로 예수님이었습니다. 따라서 제자들은 세상이 자기들을 미워한다고 해서 놀랄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그 스승을 거슬러 반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 곧 로마로 대표되는 악의 세력은 처음부터 빛을 싫어하고 빛보다는 어두움을 좋아했습니다.
“심판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빛이 세상에 들어왔지만, 사람들이 자기들의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좋아하였다는 것을 뜻한다. 악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누구나 빛을 미워하며, 빛으로 나아오지 않는다. 그것은 자기 행위가 드러날까 보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3:19-20)
그렇습니다.
예수께 적대적인 세상은 당연한 귀결로 제자들도 미워합니다. 이 미움의 근본적인 동기는 제자들이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리스도께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서에 있어서 이원론이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비로 이 대목인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지식과 의지에 있어서 둘로 분리됩니다. 하나는 빛과 사랑의 통치 아래 있는바 그리스도와 그를 믿는 이들입니다. 다른 하나는 어둠의 두목 아래 있고 미움과 폭력으로 특징지어지는 사탄의 세상입니다. 박해자들은 이 어둠의 세상에 속해 있는 반면에 예수의 제자들은 빛의 자녀들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어둠의 세상에서 선택되어 세상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가려 뽑아냈으므로,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요한복음 15:19)
그런데 여러분!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명색은 그리스도인인데 실상은 미움과 폭력에 사로잡혀 있는 집단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고, 자기들 생각과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고 해서 함부로 좌익이니, 빨갱이니 이름 붙여가며 정죄하고, 저주하고, 동족의 한쪽 편을 군사력을 써서라도 없애야한다고 설교하는 목사님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그들은 사탄의 자식들이요, 세상의 자식들입니다. 아무리 건물이 크고 화려하며 모이는 숫자가 많다 하더라도 미움과 폭력에 사로잡혀 있으면 그것은 사탄의 졸병들일 뿐입니다.
이제 다시 본문을 보십시오. 스승이 박해를 받았을 때 제자들이 세상의 미움을 피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요, 또 그들이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킬 것이다.” (15:20)
사실 요한복음에서 세상을 대표하는 유대인들은 그리스도를 박해하기 시작했고, 죽이려고 여러 번 음모를 꾸몄으며, 나아가 그를 제거하기로 공적으로 결의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일로 유대 사람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신다고 해서, 그를 박해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아버지가 이제까지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한다.’
유대 사람들은 이 말씀 때문에 더욱더 예수를 죽이려고 하였다.“ (요한복음 5:16-18)
“그 뒤에 예수께서는 갈릴리를 두루 다니셨다. 유대 사람들이 자기를 죽이려고 하였으므로, 유대 지방에는 돌아다니기를 원하지 않으셨다.” (요한복음 7:1)
“그들은 그 날로부터 예수를 죽이기로 모의하였다.” (요한복음 11:53)
자, 그렇다면 박해의 때가 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요? 박해를 당해 신앙을 버리고 주저앉을 것인가요? 아닙니다. 박해를 이겨내고 승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이 비로 보혜사, 성령이십니다.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 영이 나를 위하여 증언하실 것이다.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것은, 너희를 넘어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복음 15:26-16;1)
그렇습니다.
박해의 때가 왔을 때, 주의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도 박해를 받으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을 기억나게 하고, 승리하게 하시는 분이 계시니 그분이 바로 보혜사, 곧 진리의 영이신 성령이십니다.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서 반드시 기억나게 하시고 승리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예수께서 참으로 정확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내쫓을 것이다. 그리고 너희를 죽이는 사람마다, 자기네가 하는 그러한 일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올 것이다.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하므로, 그런 일들을 할 것이다.” (16:2-3)
그렇습니다.
미움과 폭력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도 자기네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도 끊임없이 사람과 돈을 긁어모아서 자기네 교회만 커지고, 자기네 교회만 살찌우면서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큰소리칩니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남을 정죄하고 심판하고 모욕하면서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변합니다. 자기네들만이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다고 큰소리칩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의 자식들이요, 사탄의 자식들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날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도미티안 횡제 때와 같은 박해는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도미티안 황제 못지않은 폭군이었던 박, 전 시대에는 그들 앞에 빌붙어 떡고물 챙기며 군부독재에 협력하던 목사들이 이제는 그야말로 뻔뻔스럽게도 민주정권을 빨갱이로 몰아붙이면서 자기네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몰아내고 학교에서 몰아내는 폭거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현대판 도미티안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잘 구분해야 합니다. 누가 빛의 자녀들이고 누가 어둠의 자식들인지, 누가 주님의 제자들이고 누가 사탄의 졸개들인지, 누가 진정으로 성령을 따라 살고 누가 악령을 따라 사는지, 참으로 영적으로 혼탁해진 이 세상 속에서 이를 잘 분별하여 주님의 참된 제자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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