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 2. 26 / 지식의 근본 / 잠언 1:7
지식의 근본
잠 1:7 / 1995. 2. 26 (수료 진급 예배)
유치부에서 온 꼬마 친구 여러분!
이제 몇 학년 되지요?
네, 이제 1학년 딱지 코딱지군요.
중학교 1학년이 된 친구들, 어디 있지요?
자, 오늘은 우리 교회의 교회 학교에서 수료, 진급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한 학년씩 올라가고 또 상급학교로 올라가지만 교회 학교에서도 한 학년씩 올라가고 또 한 부서씩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여러분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나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바른 생활..
이 모든 것은 결국 점수를 따기 위한 공부입니다. 여러분이 가는 길은 결국 모든 것이 공부로 통하고 대학으로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모든 일이 공부에 보탬이 되고 점수에 보탬이 되면 그것은 무조건 좋은 일이고 보탬이 되지 않으면 그것은 무조건 나쁜 일, 할 필요가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면 자기 방 정리하는 일, 자기가 잔 잠자리 정리하는 일, 책상 정리하는 일, 심부름 하는 일 등등 사람이 기본적으로 배우고 또 해야 하는 일들도 안하는 귀하신 분이 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교회에 와서 공부도 하고도 뒷정리하는 반 하나 없고,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아이들도 없고, 복도에 휴지가 떨어져도 그것 줍는 학생 하나 없고, 교실의 전등은 켜놓고 나가기 일쑤입니다. 만일 여러분한테 교회 청소를 하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한결같이 슬금슬금 눈치보다가 도망갈 것이고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공부해야할 시간에 그런 일 시킨다고 항의를 해 올 것입니다.
얼마 전에 일어난 성수대교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 중에 무학 여고 학생들이 아깝게 희생되어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런 상황에서 참으로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하고 아프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은 소문이 돈다고 하는 사실입니다.
“그 아이들이 죽고나서 내신 등급이 올라갔다”
그러니까 남이 희생되어서 그 덕분에 내가 이익을 얻었다고 하여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공부는 왜 하는 건가요? 나 혼자 잘 살기 위해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내가 할 일을 잘 감당함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공부하는 거지요. 성서적으로 표현하자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세상,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데 참여하고자 공부하는 것이지요.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교회에서 배워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은 우리의 창조주이시고 주인이시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만드셨고 따라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섬기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 등을 우리는 바로 교회에서 배워야 합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참으로 섬기는 사람만이 이웃을 진실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참으로 섬기는 사람은 그 마음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바로 이런 마음이 지식의 근본입니다. 이 마음이 있어야 효자도 되고 좋은 친구도 되고 결국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좋은 크리스챤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한 학년씩 올라가면서, 한 부서씩 올라가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